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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학

[세계정치론] 세계정치이론 - 현실주의의 핵심

by trulyforyou 2022.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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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정치이론 - 현실주의의 핵심

 

국가주의

 

현실주의자들에게 국가는 주된 행위자이며, 주권은 그 특징적인 속성이다. 주권국가라는 의미는 불가피하게 무력 사용과 연결된다. 국내적 차원에서 폭력과 국가의 관계는 '주어진 영토 내에서의, 정당한 물리적 폭력의 독점'이라는 막스 베버의 유명한 정의에 잘 나타난다. 주권이란 이 영토적 공간 내에서 국가가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데 있어 최고의 권위를 갖는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개인과 국가 사이의 성문화 되지 않은 계약의 토대이다. 홉스가 정의한 바에 따르면, 예를 들어 우리는 우리의 자유를 안전 보장의 대가로 교환한다고 한다. 일단 안보가 확립되면 시민사회가 시작될 수 있다. 하지만 안보가 확립되지 않으면 예술도, 문화도, 사회도 없다. 따라서 현실주의자들에게서 첫 번째 행동은 국내적으로 권력을 조작하는 것이다. 권력이 조직된 뒤에야 공동체가 마련될 수 있다. 

 

현실주의 국제 이론은 국내적으로 질서와 안보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가정에 따라 움직이는 듯해 보인다. 하지만 '밖에서의' 독립된 주권국가들 사이의 관계에서는 국가에 대한 안보의 부재, 위험, 위협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현실주의자들은 이것을 질서와 안보의 조건인 주권의 존재가 국제적인 영역에서는 결여되어 있음을 바탕으로 설명한다. 

 

현실주의자들은 국가들이 무정부상태에서 다른 국가들과 권력, 안보를 놓고 경쟁을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경쟁의 속성은 흔히 제로-섬 관계, 다시 말해 한 행위자의 이득은 다른 행위자의 손해가 됨으로 묘사한다. 이 같은 권력정치 논리는 다른 주권국가의 국내 문제에 대한 불간섭 원칙과는 별도로 보편적인 원칙에 대한 합의를 힘들게 만든다. 이러한 주권의 국제법적 측면은 국가들 사이의 경계에 놓여 있는 '출입 금지' 간판 기능을 한다. 그러나 공존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이러한 원칙도 실제적으로 불간섭 원칙이 강대국과 그들의 '인접 국가' 사이의 관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현실주의자들에 의해 제동이 걸린다. 미국이 가장 최근에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보여 준 행태로 알 수 있듯이 힘 있는 국가들은 국가 안보 및 국제 질서를 이유로 불간섭 원칙을 뒤집어 버릴 수 있다. 

 

국가의 가장 첫 번째 행태가 국내적으로 힘을 조직화하는 것이고 두 번째가 국제적으로 힘을 축적하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정치와 권력은 항상 결합되어 있다는 현실주의자들의 주장이 무슨 의미인지 우리는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제정치가 권력을 위한 투쟁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이는 단지 현실주의자들이 무엇을 권력이라고 가리키는지에 대한 질문을 낳을 뿐이다. 모겐소는 권력을 "다른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에 대한 지배"라고 정의한다. 권력의 모호한 개념에 대해 현실주의자들은 두 가지 요점을 언급한다. 첫째, 권력은 관계적인 개념이다. 권력이란 진공 상태에서 행사되지 않고 다른 개체와의 관계 속에서 행사된다. 둘째, 권력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권력의 계산은 자기 능력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다른 국가 행위자가 소유하고 있는 능력에 대해서도 행해져야 한다. 하지만 국가의 권력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일은 극도로 복잡하며, 단지 권력이 다른 행위자들에게 자신들이 그렇지 않다면 하지 않았을 무엇인가를 하게 하는 능력으로 전환된다는 점에서 한 국가가 갖고 있는 병력이나 탱크, 비행기, 전함의 숫자를 세는 일로 흔히 국한되기도 한다.

 

현실주의가 권력을 정의하고 측정하는 데에 많은 비판들이 제기되었다. 현실주의는 그 통화에 해당하는 권력 개념이 이론화가 덜 되고 일관성 없이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분명히 평가절하되어 왔다고 비판가들은 주장한다. 단순하게 국가가 권력을 추구한다고 주장함만으로는 결정적인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국가들은 왜 권력을 위해 투쟁하는가? 모겐소가 주장하듯이 권력의 축적은 왜 "항상 직접적인 목표"인가? 권력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목적을 위한 수단임이 확실한가? 국가는 얼마나 많은 권력을 원하는가? 단순한 권력의 보유와 다른 사람들의 행태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 사이의 차이는 없는가?

 

현대 구조현실주의자들은 최근 현실주의 담론에서의 권력의 의미에 대해 좀 더 개념적인 명확성을 도모하려고 노력했다. 월츠는 권력에서 능력으로 초점을 이동시킴으로써 문제점을 극복하려고 했다. 그는 "인구와 영토, 보존 자원, 경제적 능력, 군사력, 정치적 안정과 적합성의 크기" 같은 영역에서의 역량에 따라 능력의 서열이 정해질 수 있음을 제시했다. 여기서의 어려움은 자원의 우위가 반드시 군사적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1967년에 벌어졌던 이스라엘과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의 6일 전쟁에서 자원 면에서는 명확히 아랍 동맹국들이 앞섰지만, 약한 쪽으로 판명된 이스라엘이 적의 무력을 분쇄하고 아랍의 영토를 차지했다. 능력으로서 권력에 대한 정의는 심지어 중국에 대한 일본의 상대적인 경제적 성공을 설명하는 데에도 취약성을 갖는다. 좀 더 세밀하게 권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갈등적인 상황은 아니더라도 자신의 환경을 통제하고 영향을 미치는 국가의 능력에 초점을 두어야 하는 것이다. 

 

현실주의가 권력을 다루는 데에서 또 하나의 약점은 국가의 권력에만 배타적으로 집중한다는 점이다. 현실주의자들에게 국가는 실제로 '인정되는' 유일한 행위자이다. 초국가 기업, 국제기구, 그리고 알카에다 같은 이념에 따른 테러 네트워크는 흥망성쇠를 겪는다. 하지만 국가는 현대 지구 정치 현장에서 유일하게 영원한 존재이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현실주의의 국가 중심적 가정의 적실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