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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학

[세계정치론] 현대주류 이론 - 신현실주의

by trulyforyou 2025.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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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실주의

월츠의 구조현실주의 이론은 신현실주의 이론의 대표적인 한 갈래이다. 신현실주의의 두 번째 갈래는 조지프그리코로 대표된다. 그는 월츠의 주된 아이디어를 한스 모겐소, 레몽 아롱, 스탠리 호프만, 로버트 길핀 같은 더 전통적인 현실주의자들의 아이디어와 통합적으로 이해한다. 그래서 그는 현대 현실주의자라고 이름 붙여졌다. 신현실주의의 세 번째 갈래는 주로 안보 연구 분야에서 발견된다. 이들은 보통 공격, 방어 현실주의자라고 일컬어진다. 이 세 가지 부류의 신현실주의 이론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자.

 

구조현실주의

월츠의 신현실주의 이론은 많은 점에서 전통적 또는 고전적 현실주의 이론과 다르다. 첫째, 현실주의는 귀납적인 이론이지만 월츠의 신현실주의는 연역적인 이론이다. 전통적 현실주의자인 모겐소는 국제정치를 체제 안에서의 국가 행위와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춰 설명한다. 예를 들어 파키스탄과 인도가 핵무기 실험을 하는 정책 결정을 했다면, 이러한 행위는 두 나라 군사 지도자의 영향력이나 두 나라가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사실 따위를 살펴봄으로써 이해될 수 있다. 이 설명 방법은 국가라는 하나의 분석 단위에 초점을 맞춰 국가 행위를 설명하고 있다. 반면에 신현실주의자인 월츠는 분석 단위가 갖는 중요성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분석 단위보다는 구조가 갖는 효과가 고려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 월츠는 구조를, 첫째 국제체제가 기능하는 데 필요한 일종의 질서 원칙이라고 정의한다. 그 국제체제의 질서 원칙을 무정부상태라고 한다. 둘째, 구조는 단위들 사이에 존재하는 국가 능력 배분에 따라 정의된다. 이때 단위는 물론 국가이다. 월츠는 모겐소와는 달리 다른 단위, 다시 말해 서로 다른 국가들 사이에기능적인 차이는 없다고 간주한다.

 

국제체제구조는 모든 외교정책 선택을 결정짓는다. 신현실주의 입장에서 보면 인도와 파키스탄이 핵무기 실험을 감행한 근본적 원인은 국제 환경이 무정부상태에 있었기 때문이다. 국제체제 자체에 두 나라의 행위를 규율하거나 질서를 유지시켜 줄 중앙 권위체 또는 공동 권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신현실주의자들은 이렇게 국제체제가 경쟁적인 상태에서는 무기가 계속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핵무기 실험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고 있다. 무정부 체제에서는 더 많은 힘을 가진 국가가 더 큰 영향력을 갖는 일은 너무나 당연하다. 

 

전통적인 현실주의와 월츠의 신현실주의가 구별되는 두 번째 다른 점은 권력을 해석하고 정의하는 방식의 차이에 있다. 신현실주의자들은 권력을 단순히 수단으로 간주하지만, 현실주의자들에게 권력은 그 자체가 목적이다. 다시 말해 권력을 사람이나 국가가 특정한 수단을 통해 지향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한다. 국가는 더 큰 권력을 얻고 자국의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해, 그리고 국가이익을 유지하기 위해 권력을 사용한다. 비록 전통적 현실주의자들은 경제 자원이나 기술도 권력 요소로 인정하고 있지만, 군사력이야말로 한 국가의 권력을 구성하는 데 가장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는 월츠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월츠는 군사력이 국가를 운영하는 데 과거만큼 필수적이지 않다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러시아, 이라크, 수단, 레바논, 스리랑카 등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분쟁에서 볼 수 있듯이 많은 정치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느끼는 국력 차이를 군사력 보강을 통해 해결하려고 한다. 

 

신현실주의자들은 군사력이 권력 차원에서 갖는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그들에게 권력이란 단지 군사적 자원의 합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신현실주의에서 권력이란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된다. 다시 말해 국제체제에서 다른 국가들에게 그 무언가를 강요하고 통제하기 위해 이용되는 방편으로 여겨진다. 권력 자체보다도 권력을 이용하는 능력에 더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월츠와 다른 신현실주의자들은 권력을 한 국가의 결합된 능력으로 간주하고 있다. 현실주의에서는 권력이 국가이익과 동일시되어 목적 자체로 인식함과는 달리 신현실주의에서는 권력이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신현실주의 입장에서 보면 국가들은 국제체제에서 보유한 권력에 따라 구분되지 국가들의 기능에 따라 구분되지는 않는다. 권력은 한 국가에게 국제체제에서의 위치와 지위를 제공해준다. 그렇게 부여된 위치와 지위에 따라 국가 행위가 결정된다. 결국 신현실주의는 권력을 한 국가의 국제체제상의 위치와 지위를 제공하는 수단이자 국가 행위를 결정짓는 방편이라고 간주한다. 이 점에서 권력 자체를 국가 추구 목표로 삼는 현실주의와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보자. 냉전 기간 동안 미국과 소련은 강대국 위치와 지위에 있는 두 국가였다. 신현실주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과 소련의 위치와 지위가 두 나라의 행위에 유사성이 있다는 점을 설명해준다. 권력 배분과 그에 따른 급격한 변화는 국제체제구조를 설명하는 데 유용한 변수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국가들도 국제체제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지위를 유지하거나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냉전 종식과 소련 제국 해체는 세력균형 상태를 와해시켰다. 세력균형 상태가 무너졌다는 사실은 신현실주의자들에게는 국제체제에서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증가된 듯하게 보일 것이다. 월츠는 국제체제를 유지하는 중심 질서가 세력균형이라고 보는 점에서 전통적 현실주의자들의 견해와 일치한다. 그렇기 때문에 냉전이 끝난 뒤 국제엽합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가 갖는 중요성과 세계 각지의 위험 지역에서 두 기구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현상은 주요 강대국이 국제체제에서 새로운 질서를 찾는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반면에 신자유제도주의자들은 국제연합이나 NATO의 활동 증가를 국제기구가 더욱 효율적으로 기능하도록 조절함으로써 새로운 지구화 과정을 관리하는 기제라고 이해하는데, 월츠는 이러한 견해와 대조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는 국제기구의 효율성은 전적으로 주요 강대국의 지지 여부에 달려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